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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30분만에 써보는 시내버스 기사 전직 1년 소감

시내버스 기사로 전직한지 어언 오늘로 정확히 1주년

 

그동안 느낀점을 30분 동안 써봅니다

 

인구 10만명 펨코에 버스기사가 없을 리 없지만

짬 1년차 신입이 느낀 소감문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1. 손맛

버스는 왼쪽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는데

치익 하는 소리가 나면 기사가 이 브레이크를 채운 것이다 

손맛 소리 쥑인다 

안하면 발이 아프다 

그리고 승하차문 열고 닫을때 오른손으로 촥 할때 이만한 손맛이 없다 

마치 살라가 골을 마구잡이로 넣는 그 느낌이다 

 

 

 

2. 선글라스

멋으로 쓰는 게 아니라 살려고 쓴다 

도로 반사광이 장난이 아니고

밤에는 헤드라이트 때문에 안쓰면 눈이 너무 아프다..

진짜 살려고 쓰는거니 양해를.. 

리버풀에 알리송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근데 팀에 mom이 키퍼면 그 팀은 좆됐다는 건데 리버풀 이 씹새끼들아 

 

참고로 필자는 탑건 매버릭을 보고 감명받고 레이밴만 쓴다 

 

 

 

 

3. 음악 

버스 기사는 잠을 쫓으려고 음악 혹은 라디오를 튼다

뭐 껌을 씹어도 되지만

암튼 회사에서도 걍 음악 듣고 다니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필자는 애플뮤직에서 올해 누적 10만분을 들었고

들은 아티스트가 3000명이다

뭐 요즘은 하도 들을 게 없어서 태국, 사우디, 이집트 등 별별 국가의 노래를 듣고 다닌다

의외로... 태국 노래들이 꽤 들을 만하다.. 

 

3-1 아윤태

내가 맘대로 줄인 플레이리스트 이름. 

아이유, 윤하, 태연

젤 힘든 퇴근 시간대에 무조건 튼다 

마치 리버풀의 한줄기 빛인 신누형을 보는 듯하다

아무 노래나 틀어놔도 평타는 친다

특히 아이유는 대중적으로 제일 알려져서 그런가 승객이 같이 흥얼거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3-2 J-POP

맨날 듣는다

참 좋다

특히 락은 크햐

결속밴드와 아지캉과 미세스 그린애플과 요아소비와 요루시카와 아이묭은 신이다 

엔도가 나에게 새 음악을 추천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추천 좀  

 

3-2 사건의 지평선

이 노래는 정확히 러닝타임이 5분이다 

그래서 컨디션 확인 차원에서 하루에 무조건 틀어보고 시작한다

5분동안 내가 얼마나 가는가 확인하는 건데 

이런 식으로 듣는 노래가 아이유의 시간의 바깥이다 

이 노래도 정확히 5분이라 이 두곡 만 있어도 운행은 충분히 즐겁게 할 수 있다

로보와 같은 국밥 노래다

 

 

 

 

4. 민원 

난 경험상으로 사고보다 민원이 더 힘들었다  

사고는 내가 가해인지 피해인지 명확하게라도 보이는데 민원은 어디서 날아올지 종잡을 수 없어서다  

분명 난 선생님 앉아주세여 했는데 

그걸 어 저 OOO기사가 씨발이라고 했다고 민원을 실시간으로 넣는 승객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마치... 어.. 케챔이 재계약을 한 기분이었다 

뭐 이외에도 별별 걸로 민원이 들어온다 

흐하하하

 

몇번 받고 나면 사람이 냉혹할 정도로 무표정하게 승객을 바라보게 된다 

 

 

 

 

5. 사고 

사고는 내가 안내려고 미친듯이 노력해도 

난다

존나 신기하더라..

마치 티아고의 부상은 상수인 것처럼 그러하다

아 여기에 코나테도 

이 씹새끼들.. 

 

아 그리고 버스 기사가 되고 난 뒤부턴 자차 몰때 버스 근처로는 절대 가지 않는다

 

 

 

 

6. 연령대 

뭐 요즘은 20대도 꽤 보인다

30대도 제법 있고 

그래도 연령대는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도크야 콴사야 바세티치야 잘하자 느그가 연령대 높은 리버풀의 희망이다

 

 

 

 

7. 되는 방법

1종 대형면허 따고 

버스기사 자격증 필기시험 보고 (도로교통법 등등) 

회사에 지원하면 된다

회사에서 연수(화성에 있는 도로교통공단) 갈거냐고 물으면 가거나 안가거나 정할수 있다

뭐 가면 3주 동안 버스 이것저것 만져보고 오는 것

원래 공단에서 연계해줬는데 올해부터 폐지된 모양이다

참고로 필자가 느낀 것 중 하나가 

이 직업은 가족, 혹은 가까운 친지가 이 일을 하고 있었으면 이 직업에 나설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물어보면 주변에 하는 사람이 높은 확률로 있었다 

필자도 그렇고 

 

NIUUUUUUUUUUUUUUUU

 

 

 

 

 

8. 강도

격일제와 1일 2교대가 있는데

뭐 격일제는 하루 일하고 하루 쉰다

1일 2교대는 매일 출근하는 대신 조금만 일하는 것인데

격일제가 맞는 사람이 있고 안맞는 사람이 있고.. 그리고 지역마다 다르다 ㅇ

격일제 처음에는 ㄹㅇ 뒤지는데 (하루 17시간 근무) 

적응되면 나쁘지 않다 

보통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밤 12시 쯤 온다

그래서 리버풀 축구와 해축과 월드컵 작년에 못봤다 

 

그래서 리그 적응 2년차 신누형을 기대하고 있다 

 

 

 

 

 

9. 건강

작살난다

일단 허리가 존나 아프다

화장실을 참아야해서 하다보면 내장이 어... 하게 되는 현상을 자주 본다

선글라스 안쓰면? 눈 백내장 온다. 괜히 쓰는게 아니다

발 잘못 떼면 족저근막염.. 다시 말해 좆장병(헨더슨)이 온다 

운전할 때 앞으로 숙이다 보니 자세가 안좋아진다 

내 몸이 코나테의 신체화가 되는 것을 느낀다  

 

 

 

 

10. 급여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족 

 

 

 

 

11.  기타 등등

쉬는 시간에 잘 땐 맨 뒷좌석에 눕거나(긴 의자) 운전석을 뒤로 제낀다

밥 안먹고 운전하면 ㅈ되는 것이다

화장실이 급할 땐 필자는 지사제를 먹거나 회차지까지 참는다 ㅇㅇ

1종 수동에 적응되면 차 살때 이거 수동 되나요 물어보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운전실력이 꽤 는다 특히 교통 상황 읽는 게 달라진다 

번역을 11년 했는데 버스 기사 되고 나서부턴 번역을 잘 못하고 있다 그게 너무슬프고눈물이나며이세상이슬프다 

 

 

 

 

 

뭐 30분만 쓰겠다고 했는데 40분을 넘어버렸네

뭔가 깜빡하고 못쓴게 많은 느낌인데 음 

첫차라서 자러 갑니다 

 

 

 

 



영입 오피셜 좀 띄워라 씨발 진짜 구단 역사상 최대 리빌딩이라는 새끼들이 센터백은 다음 기회에 ㅇㅈㄹ 뒤질라고 진짜